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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윤진아 〈나무를 담벼락에 끌고 들어가지 말라〉

작품 트리거: 납치, 강간, 가정폭력, 살인, 근친상간



어느날 갑자기 하린님이 나에게 여쭤보셨다.

"달미님 혹시 로판 읽으시나요?"

원래 헤테로 로맨스를 잘 안 읽는다고 답하자, 하린님께서는 정말 좋아하는 인생작이 있어서, 읽으신다면 소매넣기를 하고 싶다고 하셨다.

원래 나는 로판을 잘 읽지는 않는다. 말했다시피 헤테로 로맨스에 큰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싫어하는 거 아님. 그냥 1차창작 헤테로 로맨스를 구태여 찾아 먹지 않는 편) 로판이라는 장르보다 더 좋아하는 건 무협, 정통판타지 계열이었으니까.

그렇지만 트친의 인생 작품이라잖아.

이거 안 궁금한 오타쿠가 어디에 있어?

난 너무 궁금해.

그 사람이 인생 작품이라고 하는 건 보통 그 사람의 '콤'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기에 너무너무 궁금했다.

트친의 콤을 내가 알아낼 수 있다잖아. 그걸 누가 싫어해.


그래서 보기 시작했고.

결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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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타임 17시간 4분, 리디북스 15시간 23분.

그래요. 제가 미쳤습니다.

저날은 독서 모임이 있는 날이었는데 말이죠. 저 독서모임 시간을 제외하고 밤새서 읽은 겁니다. 물론 저 시점에 다 읽진 못했어요.


정말 재밌었습니다.

작품 트리거가 저런 것이지만……. 사실 폭력이라는 것은 종류를 가리지 않고 한 사람에게 상흔을 남기죠. 그리고 그와 관련된 것에 트라우마를 갖게 되는 것이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왕따 등 학교 폭력을 당했던 사람은 당연하게도 그와 관련된 무언가의 일이 상기될 때마다 기분이 안 좋아지거나 신체화가 될 수도 있고, 가정환경이 안 좋았던 사람이라면 마찬가지로 유사한 일화만 보아도 그럴 수 있었겠지요.

〈나무를 담벼락에 끌고 들어가지 말라〉 (이하 나담) 는 이러한 폭력을 겪은 사람이 그것을 어떻게 해소하고, 어떻게 치유받으며, 그 상처에도 성장하느냐를 다룬 로판입니다.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상처를 받고 그대로 주저앉아있는 것도 물론 나쁜 일은 아니죠. 다만 그것을 딛고 일어서서 나아가면 더 멋진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또한 거짓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온갖 고통을 받은 주인공(여주)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그 과정에서 남주는 어떻게 엮이는지. 그가 그녀의 상처의 치유 등에 있어서 어떤 위치에 자리하는지가 중요한 작품이라 생각했습니다.

정말 좋았어요.

정말로.

사실 읽고 나면 호불호는 반반일 거라고 생각해요. 읽기 쉬운 작품도 아니고, 요새 웹소설들처럼 문장 하나하나마다 엔터를 쳐서 단락을 나누지도 않으니까요.

그렇지만 문장력이 정말 좋고 (저이후로 전 새벽 1-2시까지 읽다가 잤습니다. 미쳤죠.) 이야기 스토리 라인이 확실하니 만일 심심하시다면 읽어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다 읽고 나면 이제 후일담 더달라고 소리지르는 게 저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그렇게 끝나서 아름다운 것도 있지만.


그럼 이만.